심사정 필 산승보납도(沈師正 筆 山僧補衲圖)는 부산광역시 남구, 부산박물관에 있는 조선시대의 그림이다. 2012년 5월 17일 부산광역시의 유형문화재 제110호로 지정되었다.[1]
개요
이 작품은 심사정이 명나라 고병(顧炳)이 1603년에 발간한 《고씨화보》(顧氏畵譜)에 있는 중국 명나라 화가 강은(姜隱)의 《보납도》(補衲圖)를 방작(倣作)한 그림이다. 유물의 상태는 전체적으로 양호하나, 화면 좌측 부분에 비단이 마모된 흔적이 넓게 나타나 있다.[1]
다소 경사진 언덕에 세 갈래의 가지를 가진 늙은 소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가지에는 푸른 솔잎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소나무 우측 뒤에는 절벽이 솟아 있고, 좌측 하단으로는 시냇물이 아래로 힘차게 흘러가고 있다. 화면 중앙에는 한 승려가 소나무 둥치 위에 앉아서 가사를 꿰매고 있고, 그 앞에는 원숭이 한 마리가 장난을 치고 있는 듯 실을 길게 늘어뜨리고 있다.[1]
심사정은 산승보납도에서 강은의 그림보다 노승이 자리한 공간을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했다. 이를 위해 강은 그림에는 없던 절벽을 포치하고 계곡을 좀 더 부각시켰으며, 언덕과 절벽 곳곳에 붓 끝으로 붓질을 촘촘히 가해 우거진 풀숲을 묘사했다.[1]
조선 후기 남종화가 정착·유행하는 데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심사정은 《개자원화전》, 《고씨화보》 등 중국에서 전래된 화보들을 학습하며 남종문인화 기법을 익혔다. 이후 심사정은 남종화 기법 위에 북종화 기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1760년 이후에는 두 화풍을 절충하고 이를 완벽히 소화해 본인 특유의 화풍을 창안했다. 이러한 심사정 화풍의 변화 양상을 고려할 때 북종화 수법이 거의 드러나 있지 않은 산승보납도는 남종화 기법을 열심히 수련했던 시기인 1750년을 전후한 때에 그려진 작품으로 추정된다.[1]
산승보납도는 심사정이 원체화풍으로 그려진 강은의 《보납도》를 남종문인화풍으로 새롭게 그린 그림으로, 18세기에 풍미했던 남종화풍을 심사정이 '방작'을 통해 새롭게 해석한 작화(作畵)태도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당대 최고의 서화비평가였던 강세황의 화평이 있는 등 높은 가치를 지닌 작품으로 조선 후기 회화사 연구에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된다.[1]
갤러리
같이 보기
각주
- ↑ 가 나 다 라 마 바 부산광역시 고시 제2012-189호, 《부산광역시 지정문화재, 문화자료 지정 및 부산광역시지정 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 고시》, 부산광역시장, 2012-05-23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