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 세자빈 - 현재 : 왕의 액받이 무녀(왕에게 일어날 흉한 일[액 : 厄]을 대신 받는 무녀)
연우(煙雨), 아버지가 붙여준 이름, 안개비 또는 보슬비라는 뜻. 하지만 그녀의 성격은 오히려 뜨거운 태양 아래 시원하게 쏟아지는 소나기처럼 청량하고 신선하고 쾌활하다. 홍문관 대제학의 여식(딸)답게 영리하고 똘똘하기까지 하다.
우연히 입궐, 그 곳에서 훤과 마주친다. 그리고 가슴 속에 품고 있던 설렘은 마침내 첫사랑이 되었다. 이제 훤의 반쪽이 되어 세자빈으로서 행복한 날들이 이어질 줄 알았는데...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이 들어 국혼을 얼마 안 남겨두고 사가(私家)로 돌려 보내진다. 그리고 아버지의 품에서 조용히 눈을 감는다.
내 이름은 액받이 무녀, 월(月) 그녀는 8년 전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르는데... 후에 모든 것이 해결되고 중전 윤씨가 자결을 하자, 훤의 정비가 된다.
다소 히스테리컬한 청년국왕이다. 잘생겼다. 영리하다.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 죽여준다. 그래서 '존재 자체가 위협' 인 양명 앞에서 언제나 티없이 맑게 웃는다. 염을 통해 학문의 즐거움과 군왕의 도리를 배웠다면, 연우를 통해서는 자신이 다스려야 할 궐 너머의 세상과 첫사랑의 설렘을 배웠다. 연우가 세자빈에 간택되었을 때 첫사랑은 결실을 맺는 듯이 보였다. 그런데 그녀가 갑작스럽게 죽고, 외척가문의 보경이 대신 세자빈의 자리에 올랐다. 이제 훤은 더 이상 철없는 왕세자가 아니었다.
과인은 조선의 왕이다.(현재)
차갑다. 시니컬하다. 별로 웃지 않는다. 후궁은커녕 중전도 품지 않는다. 내의원의 권고로 우연히 피병(병을 피하여 거처를 옮김)을 갔다가 음산한 무녀의 집에서 비를 피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를 만났다...
착하고 따뜻한 성품을 지닌 다소곳하고 얌전한 여인. 어질고 온화한 성품으로 궁인들 사이에 떠도는 여론 또한 모두 중전의 편이다. 그러나 그녀는 용종 잉태를 외면하는 훤을 단 한번도 원망하지 않는다. 괜찮다는 듯 조용히 미소 지을 뿐.
자, 여기까지가 대외적인 그녀의 모습이다. 어른들의 사랑, 아랫사람들의 흠앙(공경하여 우러러 사모함), 왕친들의 동정, 조정의 여론형성... 이 모든 것이 그녀의 전략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어린 시절 평범한 아이였던 보경을 지금의 야심가로 키워낸 건 아버지 윤대형이었다.
세자빈이 되어 훤의 곁에 있고 싶다는 그녀의 바람은, 연우의 부고로 현실이 되었다. 행운의 여신은 보경의 편이었다.
아니 그런줄로만 알았다. 월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밝혀지고 아버지 윤대형이 반란을 일으키자 괴로워하던 보경은 조용히 목을 맨다.
민화공주의 남편이 되어 의빈(왕의 사위)봉작을 받았다. 유록대부 양천위, 연우의 오라버니, 훤의 스승이며 매제
초(超)절정 미모의 소유자로 성균관 시절 모든 유생들의 우상이었다. 게다가 수재다. 세기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초(超)천재.(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물론 단점도 있다. 고지식하고 융통성없으며 남녀의 감정에 둔한 천하에 없는 유생 그 자체. 그 최대 피해자가 바로 민화공주다.
열일곱에 장원 급제하고 그 해 세자시강원의 문학에 재수되어 겨우 두살 아래인 왕세자 훤의 스승이 되었다. 그리고 훤과 사제의 정을, 군신의 정을, 그리고 동년배의 우정을 나누었다.
그러나... 연우의 죽음 이후 비극이 시작점이 되어버린 그 시절... 지금도 염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훤과 연우를 연결해준 자신을 책망하고 후회한다.
연우와 염의 부친, 홍문관 대제학. 청렴 결백한 성정과 높은 학문으로 만인의 존경을 받는다. 충직한 성품 덕에 선대왕의 총애를 받지만 바로 그 올곧은 성정 때문에 윤대형을 적으로 만들어버린다. 아들인 염과 양명을 운에게 소개해주어 친구의 정을 알게 해주었다. 연우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마음의 병을 얻는다.
연우와 염의 모친, 민화공주의 시어머니. ‘대제학 집의 곳간은 도성 사람 모두의 것이요, 그 집 마나님은 여자 일지매다’ 라는 소문이 무성한 따뜻한 성정의 소유자. 그러나 하나 뿐인 딸과 남편의 연이은 죽음으로 시든 꽃처럼 활기를 잃어버렸다. 그런 그녀에게 다시 웃음을 찾아준 것이 바로 민화공주다.
외척세력의 대지주, 성조대왕의 어머니이자 훤의 할머니. 윤대형의 친척이자 정치적 연대관계. 3년 간 수렴청정을 하였으나, 현재는 영리한 훤에 의해 결국 철정을 선언, 뒷방으로 물러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친정 가문의 건세를 도모하기 위한 정치를 포기하지 않는다. 세자빈 죽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
훤, 양명, 민화의 아버지. 문무를 겸비한 왕. 과거 아끼던 이복동생 의성군이 역모에 연루돼 윤대형에게 참살된 일을 묵인한 아픈 기억이 있다. 하여 서자인 양명을 마음으로는 아끼나 겉으로는 유독 싸늘하게 대한다. 세자인 훤이 강력한 군주가 되어 바른 정치를 펼칠 수 있도록 지지한다.
훤의 국구, 보경의 부친, 외척세력의 수장이자 노회한 정치 9단. 국모가 된 딸과 대왕대비 윤씨를 뒷배로, 마침내 영의정의 자리에까지 오르지만, 그는 아직도 목이 마르다. 권력에의 질주를 멈추지 못하는 냉정하고 탐욕적인 인물. 사위인 훤과 끊임없이 대립하며 결국 그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드는데….
성수청 국무(國巫), 조선팔도 최고의 신력을 가진 무당. 세자빈 시해 사건에 대한 모든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 으뜸 주술 실력을 가지고 있기에 알만한 사람들은 그녀와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두려워한다. 유학자들의 끊임없는 요구로 존폐위기에 놓인 성수청을 구하고자, 대비 윤씨의 사주를 받아들이기로 결심하는데…
의금부 도사. 행동도 말투도 외모도 하여튼 여러 면에서 튄다. 한마디로 조선시대의 이단아! 의금부 내의 비리를 발고하는 상소를 올려 왕따를 당한다. 후에 훤의 눈에 들어 특별한(?)밀지를 받는다. 변복을 하고 칡뿌리를 씹고 다니며 탐문수사를 벌이는 그의 모습은, 마치 조선의 셜록홈즈를 연상시킨다.